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현대인의 일상에서 이어폰과 헤드폰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언제든지 원하는 음악을 자유롭게 듣고, 편안한 자세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는 것은 청력에 해로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둘 중 어느 것이 청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까?
1. 이어폰 사용이 더 위험… 장시간 사용하면 둘 다 귀 건강 해쳐
사실 이어폰과 헤드폰은 모두 귀 건강에는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래도 둘을 비교하면, 이어폰이 헤드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청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어폰이 귓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만큼 귀 내부의 압력을 더욱 높이기 때문. 또한 이어폰은 대부분의 소리를 고막으로 직접 전달하는데, 외이와 내이 사이의 압력 차가 심할 경우 고막이 팽팽하게 당겨지다 파열될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귀안에 밀착되는 커널형 이어폰을 사용하면 외부 공기가 차단되기 때문에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자극도 심하게 받을 수 있다.
반면에 헤드폰은 이어폰에 비해 고막과의 거리가 더 멀고, 소리가 귀 밖으로 일부 흩어지면서 고막에 가해지는 자극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또한 귓구멍만을 막는 이어폰과는 달리 귀 전체를 완전히 덮는 구조인 만큼, 이어폰보다 조금 더 낮은 볼륨으로도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데에 더 효과가 좋다. 다만 장시간 사용할 경우 헤드폰도 마찬가지로 고막을 자극할 수 있고, 청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 적당한 데시벨로 단시간 사용해야… 청결 유지도 중요
물론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청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시간, 큰 소리로 사용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청력 저하나 이명, 소음성 난청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비인후과 상담의사는 “피할 수 없는 노인성 난청과는 다르게, 소음성 난청은 귀에 자극이 가해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이어폰을 사용해 음악을 지나치게 크게 듣는 것, 또는 음악을 너무 오래 듣는 것을 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할 때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볼륨을 조정하고, 하루 60분 정도만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데시벨로 측정하면 약 70~80dB 정도로,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약간 크고 번화가나 지하철에서 들리는 소음 정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만약 85dB 이상으로 8시간 이상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 손상의 위험이 높아지며, 이보다 소음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난청의 정도가 덩달아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어폰과 헤드폰의 청결 유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귓구멍에 직접 들어가는 이어폰은 귀지나 먼지와 같은 이물질이 끼기 쉽고, 미생물이 번식할 위험도 높다. 자칫 외이도염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귀안에 닿는 부분을 자주 소독하고 깨끗하게 닦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헤드폰의 경우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패드 부분을 꼼꼼히 닦아 땀이나 기름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운동 중 땀이 많이 흐를 때나 샤워 직후처럼 귀 내부가 습할 때는 이어폰이나 헤드폰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축축한 피부에 닿으면 평소보다 더욱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통풍이 되지 않아 귀 내부의 세균 번식이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 이는 자칫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때 면봉으로 물기를 억지로 닦아내는 것은 귀에 상처를 낼 수 있어 피하고, 귀 내부가 충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린 후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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