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섭이라는 분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프로젝트는 실패다. 그가 구상한 것은 2008 페이퍼의 제목에도 등장하듯이 P2P 전자화폐시스템이다. ETF의 기초자산이 되는 투자대상 자산이 도대체 어떻게 지급결제 수단이 될 수 있겠는가 역설적으로 이번 결정은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증해 준 사건이다."라고 하셨는데, 투자 대상 자산이 되면 계속 보유를 하는 게 이익이다. 그런데 화폐가 되려면 그것을 사용해서 시중에서 계속 돌아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산 대상으로서 가치가 생기니까 보유한다는 것과 화폐로 사용된다는 것은 서로 모순된다. 보유하는 것과 내보내는 것의 충돌이다.
그런 이유로 ETF 승인은 비트코인이 화폐가 되기 점점 더 어려워지는 쪽으로 작용하게 된다. 단지 투자 대상으로서의 자산으로만 존재하는 쪽으로 추동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투자 대상으로서의 자산만으로 존재한다면 비트코인은 내재 가치가 없기 때문에 결국 튤립처럼 거품이 되어 터지기 마련이다.
아마도 임일섭 님이 그 점을 두고 이번 ETF승인이 "이번 결정이 역설적으로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음을 확증해 줬다"라고 평가를 하신 것 같다. 임일섭 님의 주장은 단기적 관점에서만 타당하고 비트코인을 화폐가 아니라 자산 내지 상품이라고 보는 점에서만 타당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을 화폐라고 보는 사람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또 실제로 상당 수의 사람들은 페이팔 등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화폐라면 원래 내재 가치가 없기 때문에 보유자가 점점 더 많아져도 거품이 터지기는커녕 화폐에 대한 신뢰가 커진다.
보통 비트코인을 가지고 결제에 사용할 때는 달러 대비 외환 개념을 가지고 사용한다. 즉 비트코인을 달러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서 결제에 사용하는데, 이때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비트코인-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줄어든다. 아직은 전 세계 달러화 총액에 비해 비트코인의 자산(화폐) 총액이 너무 적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특정 화폐 사용 인구가 소규모일 때 즉 그 국가의 법정화폐 총량이 소규모일 때와 사용인구, 화폐총량이 대규모일 때를 비교해 보면 다른 조건이 같을 때 해당 법정화폐의 총량이 작아질수록 해당 법정화폐의 달러환율은 변동성이 크고 총량이 커질수록 변동성이 작아진다. 그런 이치다.
또 한편, 새로운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개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4년마다 계속 나오는데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절반으로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반감기가 계속 누적될수록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은 줄어들고 대신에 채굴자들은 거래 수수료에 더 민감해진다. 결국 채굴자와 비트코인의 일반 보유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거래량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여기에 제2레이어 시스템이 결합되어 빠른 승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로 안정적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비트코인 자산총액이 늘어날수록 비트코인 달러 환율 변동성이 점점 줄어드는 쪽으로, 가치상승폭이 점점 줄어드는 쪽으로 작용한다. 어느 순간 자산성이 줄어들고 화폐성이 커지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2040년이 되면 더 이상의 채굴은 없어진다. 채굴이 없어지고 거래 수수료로만 이익을 챙겨야 하는 2040년 이후에 비트코인은 어떻게 될까?
임일섭 님은 “비트코인 ETF에 투입된 자금이 비트코인의 가격을 올리는 것 말고 다른 무엇에 쓰이는가?”라고 하셨는데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리는 데 쓰이고 변동성을 점점 줄이는 데 쓰이고 언젠가는 효과적인 화폐로 쓰일 것이라는 믿음을 확산시키는 데에 쓰인다. 현재는 과도기다. 과도기에 많은 사람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제이피모건이나 모건스탠리의 CEO, 페이팔 CEO, 크리스틴 리가르드 전 IMF 총재 등은 비트코인, 암호화폐를 긍정적으로 보며 금에 맞먹는 안정성을 가지는 때가 온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워런 버핏이나 은행 쪽 인사들은 부정적으로 보며 사기, 거품으로 터지고 마는 운명을 가진 상품의 일종(튤립 같은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경제 이슈로 예측을 하기만 하면 거의 대부분의 예측이 빗나가는 폴 크루그만과 유시민이 부정론에 섰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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