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나 벌레 등에 유독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람을 보며 유별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특정한 대상·상황·환경에만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일종의 '공포증'을 앓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특정 공포증 환자는 스스로도 필요 이상의 지나친 공포를 느낀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심리를 통제하기 힘들다는 특징을 갖는다.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의하면 국내 특정 공포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3,570명에 달한다. 심지어 최근 10년간 특정 공포증 환자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한 특정 공포증 종류 4가지에 대해 알아보자.
1. 동물 공포증
동물 공포증은 특정 동물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뜻한다. 환자에 따라 증세를 보이는 동물이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비둘기 △개 △고양이 △뱀 △벌레 등이 해당한다. 보통 어린 시절에 개에게 물리거나 벌레에 쏘인 경험 등 부정적인 기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흔하고 주변인이 동물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보고 학습하는 사례도 있다.
증세가 심화되면 직접 접촉하지 않더라도 동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불안과 공황을 느낄 수도 있으며, 동물이 있는 공원 등의 장소 자체를 방문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공포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데,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CBT)나 노출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주사 공포증(모서리 공포증)
주사 공포증은 주삿바늘이나 주사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린 시절 주사를 맞은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사를 맞기 전부터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공포감이 심한 환자는 기절을 하기도 한다. 특히 주사 공포증이 있으면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빠른 처치가 어렵기 때문에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어 더욱 위험하다.
만약 의료 시설에 방문하게 된다면 환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의료진이 충분히 소통하며 주사 과정을 설명하고, 심호흡이나 명상 등 이완 기법을 통해 환자 스스로 불안감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추천된다.
한편 주사 공포증은 모서리 공포증의 하위 개념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모서리 공포증이란 주사기 이외에 가위, 바늘, 칼 등 날카로운 물체들에 공포를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3. 폐소공포증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폐소공포증은 밀폐된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다. △엘리베이터 △비행기 △지하철 등 다양한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폐소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지행동치료와 심리적 기법에 더해 환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부터 폐쇄된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심한 공황 발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환자 스스로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이완 기법을 병행하는 것도 권장된다.
4. 자연환경 공포증
자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정한 요소에 대한 공포심을 갖는 것을 자연환경 공포증이라고 부른다. 다른 공포증에 비해 쉽게 접해보지 못한 유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높은 곳 △비 △천둥 △번개 등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이 모두 자연환경 공포증에 해당한다.
다른 공포증과 마찬가지로 노출 치료와 심리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더해 자연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는 “특정 물체나 사물, 소리 등에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 특정 공포증을 의심할 수 있다”라면서 “안전한 환경에서 단계적으로 공포를 느끼는 대상에 노출하면서 불안감을 견뎌보는 노출 요법이 효과적이며, 불안감이 심한 환자에게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혼자서 노출 치료법을 시도하면 오히려 불안감이 극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공포심을 극복하는 데 실패하게 되면 실패 경험 자체가 의지를 꺾어버리는 부정적 강화로 작용한다. 따라서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불안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건강관리 > 의학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철 집중 발생 노로바이러스의 잠복기 (feat. 치료 후 후유증) (1) | 2024.12.10 |
---|---|
동절기 호흡기감염병 주의보 (feat. 나는 어떤 백신 맞아야 할까?) (4) | 2024.12.10 |
겨울철 아토피 피부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feat. 극심한 가려움) (3) | 2024.12.09 |
외음부 가려움증, 단순 가려움이 아닌 만성질환의 시작 (1) | 2024.12.09 |
스테로이드제 오래 쓰면 부신 기능 하락 (feat. 피로감 심하다면 의심) (2) | 2024.1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