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금연을 선언하지만 성공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금연이 의지력에 달린 문제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그저 인내하는 것만으로는 금연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한다.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에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신의 의지로 담배를 끊을 확률은 1년에 3~5%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또한 2018년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81.3%는 일반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 3종 모두 사용한 경험이 있었고, 흡연량을 줄이기 위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사용이 오히려 일반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중복 사용하는 다중담배 사용자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금연 성공률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금연의 날은 전 세계 흡연자들이 금연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매년 강도 높여 경고하고 있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자신이 담배를 왜 피우는지와 같은 담배에 대한 자신의 마음 읽기부터가 필요하지 않을까?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와 함께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금연방법, 흡연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흡연을 하는 이유?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에 대한 의존성(중독성)이고, 다른 하나는 습관(학습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니코틴의 중독성은 중독성이 가장 높은 마약인 헤로인과 비슷한 정도라고 한다. 이 니코틴의 높은 중독성 때문에 의학적으로 담배는 마약의 일종으로 간주한다. 니코틴은 몸 안에 들어온 양에 따라, 마지막으로 담배를 피운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가,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가, 또는 하루 중 언제인가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아침에는 니코틴이 자극제로 역할을 하지만 저녁때쯤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신경 안정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는 다른 이유는 습관 때문이다. 흡연자는 항상 담배를 피우게 되는 상황을 몇 가지씩 가지고 있다. 화장실에 갈 때, 식사 후에, 술을 마실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등. 이런 상황에 처하면 저절로 담배에 손이 간다. 이는 오랜 학습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2. 금연은 왜 필요한가?
국내에서 발표된 흡연과 폐암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흡연이 폐암의 강력한 원인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연구 결과로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울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17배나 높았고, 간접흡연의 경우 여성의 폐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남편이 담배를 피울 경우 담배를 안 피우는 부인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9배, 남편의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일 경우 발생위험이 3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 돌연사, 뇌출혈/뇌경색, 폐기능 감소,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급성/만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한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폐암, 식도암, 위암, 췌장암, 대장암, 간암, 방광/신장암, 자궁경부암, 급성 백혈병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며, 건선, 당뇨병, 백내장, 골다공증, 주름, 난청, 충치, 위궤양, 유산, 정자변형, 버거씨병, 산화스트레스, 골밀도 저하, 영아돌연사 증후군, 성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니코틴은 독성이 있어 다량 복용할 경우 호흡마비를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니코틴 독성에 의한 증상은 두통,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창백함, 설사, 혈압상승, 빈맥, 떨림 등이 있다. 또 니코틴 독성 중에는 집중곤란, 혼란스러움, 감각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3.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이 금연에 도움 될까?
연초로 만들어진 전용제품을 전자장치에 끼워서 사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흡연량을 줄이거나 금연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2018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팀이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경험자의 비율과 실제 금연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러 종류의 담배를 중복 사용하는 청소년이 금연을 시도하는 비율은 일반담배만 피우는 청소년보다 높았지만, 실제 금연시도에 성공한 비율은 낮았다.
일반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까지 모두 사용한 경험이 있는 3종 담배 사용 청소년은 일반담배만 피우는 청소년에 비해 지난 1년간 금연 시도를 한 확률이 48% 높았다. 하지만 현재 3종 담배 모두 사용하는 청소년이 금연할 확률은 일반담배만 피운 청소년이 금연할 확률의 4%에 불과했다. 일반담배를 흡연하던 청소년이 금연을 목표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면서 금연을 시도해 보지만 실제 금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세련된 외형과 적극적인 광고로 인기가 높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냄새 등의 부담을 낮춰 궐련형 전자담배 입문을 조장한다는 문제도 있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신종담배제품들이 오히려 여러 담배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중사용자로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4. 금단증상
담배를 끊으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이 영원히 갈 거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3분만 지나면 없어진다. 이 시기를 참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심호흡하기 둘째, 냉수 마시기 셋째, 주스를 마시거나 니코틴 껌이나 목사탕을 사용하면 실제로 니코틴 갈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금단 증상과 갈망을 줄이는 방법으로 먹는 약이나 금연패치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금연 보조제는 니코틴 중단으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으나 복용 및 사용방법을 전문의와 상의한 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장기간 피워온 담배를 끊었을 때, 신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말한다. 금연 시작 24시간 이내 발생하여 3일째 최고조에 이르나 4주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다. 인후염, 예민, 불안, 두통, 근육경련, 식욕 증가, 배변장애, 불면, 졸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금단증상 극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물 마시기, 무가당 껌 씹기, 따뜻한 물에 목욕이나 샤워하기, 이완이나 명상, 가벼운 산책하기 등이 좋은 방법이다.
5. 타인에게 간접흡연 피해 주지 않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흡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외부 흡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집에 들어와 손을 씻고 양치질까지 한 다음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경우, 담배 연기를 직접적으로 맡지는 않지만 몸이나 옷에 묻은 유해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간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흡연자 앞에서 담배 연기를 맡는 간접흡연을 2차 흡연이라고 한다면, 직접 연기를 맡지 않아도 담배의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3차 흡연이라고 한다.
직접적으로 담배 연기에 노출되진 않더라도 흡연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담배를 피웠던 장소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유해물질의 영향을 받는 것이 된다. 벽지나 커튼 등에 흡착된 니코틴은 20여 일이 지나도 처음 양의 40%가 남아 영향을 미친다. 흡연 후 청결하게 씻으면 냄새와 함께 유해물질도 사라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옷과 몸, 폐 속에 남은 유해물질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폐에 남아있는 담배 성분은 흡연 후 평균 14분까지 호흡을 통해 지속적으로 배출된다. 담배를 줄이는 것, 잘 씻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어떤 것도 완벽하진 않다. 나와 가족 또는 주변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금연만이 확실한 방법이다.
6. 금연 효과를 높일 수 있는 5가지 방법
1) 금연 시작일 정하기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면 바로 금연 시작일을 정하는 것이 도움 된다. 말만 앞설 뿐 실행을 늦춘다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통 금연 클리닉에서는 담배를 끊을 생각이 있다면 2주 이내에 금연 일자를 결정하도록 권유한다. 금연일을 잡았다면, 하루 전날에는 담배와 라이터, 재떨이 등 관련 물품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 또 가급적 술자리나 회식 등의 일정은 잡지 않는 것이 좋다.
2)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찾기
각종 금연 보조제를 처방받고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금연 보조제는 항우울 기전을 지니고 도파민 분비를 도와 흡연 욕구를 줄이고 금단증상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금연 성공률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일반 가정의학과, 호흡기내과 등에서 금연 상담을 받고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지만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상담과 금연 보조제 처방은 물론이고 무료로 지원되는 부분도 많아 어렵게 금연을 결심했다면 보건소가 운영하는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전문적인 도움과 함께 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에게 금연 결심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금연 의지가 약해질 때 가족과 동료가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줄 수 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금연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주변에 흡연자가 있고, 흡연자가 금연 의지가 없어도 담배를 끊어야 하는 적절한 이유와 위험을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해 주고,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를 확인해 주는 것이 좋다.
3) 담배 욕구를 대신할 요소 찾기
담배 욕구를 대신할 요소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담배를 피웠다면 스트레스를 낮출 대안 행동을 찾는 것이다. 담배가 피우고 싶을 때 풍미 좋은 차를 마시거나, 친구와 통화하기 등 기분을 전환해 줄 행동을 찾아서 하면 담배 생각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간혹 담배를 끊으면 체중이 늘기도 하는데, 흡연 대체 행동을 먹는 것에 서 찾기 때문이다. 가급적 운동이나 사회적인 활동으로 흡연 욕구를 줄이는 것이 좋다.
4) 운동하기
우리 몸은 수많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어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을 어느 수준 이상의 자극이 필요한데 가장 효과적인 자극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세포 자체의 활동성을 높여서 심장, 폐, 혈관, 근육 등 여러 종류의 세포로 이루어진 인체 기관인 형태와 기능을 발달하게 해 주며, 생리적 퇴화현상을 지연시킨다. 세포의 활동 수준이 낮아짐에 따라 근육의 힘은 약화되고 섭취한 만큼의 에너지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비만하게 되고 심장, 폐, 혈관 등 여러 기능이 활발하지 못하게 된다. 항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두통이나 스트레스, 변비, 관절염 불면증, 소화기 장애 등에 뚜렷한 효능이 있고 특히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5) 금연 실패 후 금연 시도
금연 실패 후 다시 금연시도를 하려면, 지난번에 왜 금연에 실패했는지 원인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가 불명확한 채로,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지는 않았는지? 그렇다면 목적을 다시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또는 흡연자에 대한 차별이 치사해서, 차 내부가 담배냄새와 담뱃재로 더러워져서 등. 흡연습관에 대한 스스로의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면,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미리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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