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을 겪는 동안, 여성에게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여러 신체적인 변화가 찾아온다. 출산 후 나타나는 ‘산후 탈모’도 그중 하나인데, 전체 산모의 80% 정도가 탈모를 겪는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흔한 편이다. 이렇게 빠진 머리가 언제쯤 다시 자랄지, 혹시나 다시 자라지 않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쉽다. 출산 후 산모를 괴롭히는 산후 탈모의 원인과 관리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1. 임신 중에는 안 빠지던 머리카락, 산후 휴지기 맞아 ‘우수수’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은 △모발이 성장하는 성장기 △성장을 멈추고 모낭의 크기가 줄어드는 퇴행기 △모발이 분리되는 휴지기를 반복하는 편이다. 그런데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의 여성호르몬 수치가 평소보다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모낭의 성장이 촉진되고,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게 된다. 그 덕에 오히려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더욱 풍성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출산 후에는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모발이 한꺼번에 휴지기에 들어가게 되고, 그 결과로 머리카락이 대량으로 빠지는 산후 탈모를 겪게 된다. 보통 출산 후 2~5개월 사이에 발생하며,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탈모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대부분은 탈모 시작 이후 1년 내외로 호르몬 분비가 정상화되면서 머리카락이 새롭게 나고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간혹 2~3년 이상 시간이 지났는데도 탈모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라면 다른 원인에 의한 탈모가 동반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간혹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약해지는 여성형 탈모와 산후 탈모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다. 기존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탈모가 산후 탈모와 함께 진행되면서 더욱 심하게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하는 만큼, 오랫동안 산후 탈모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2. 스트레스 줄이고 두피 관리, 영양 관리 등에 신경 써야
다른 탈모가 함께 진행되지 않은 일반적인 산후 탈모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는 만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초기부터 두피와 모발을 잘 관리하면 더욱 빠르게 탈모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탈모에 맞는 약 처방이나 주사 치료 등을 받는 것 외에도, 평소 탈모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도 탈모의 원인이 되는 만큼,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모발의 성장 주기를 방해하고, 두피의 혈액순환을 저해해 발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특히 산후 탈모가 진행되는 시기에는 산모의 신체가 서서히 원래대로 회복되는 단계인데, 이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도 있는 만큼 스트레스를 최대한 받지 않는 것이 좋다. 가족과의 대화나 명상, 수면, 가벼운 취미생활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듬이나 노폐물이 두피에 쌓이면 혈액순환이 방해되어 탈모를 촉진할 수 있어서다. 하루에 한 번씩은 머리를 감아야 하며,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여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이 씻어내면 된다. 이때 두피를 자극할 수 있는 자극적인 성분의 샴푸 사용은 피하고, 염색이나 파마 등도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두피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미지근한 바람으로 머리카락을 완전히 말려야 한다.
모발을 구성하는 단백질,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철분, 모발의 탄력과 힘을 유지하는 오메가-3 지방산 등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도 도움이 된다. △콩 △붉은 고기 △달걀 △시금치 △생선 △해조류 △견과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도 불리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많이 들어 있고,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요오드가 풍부하기 때문에 산후 탈모 개선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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