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14일은 ‘세계 헌혈자의 날’로, 헌혈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헌혈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우리나라 또한 ‘혈액관리법’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헌혈을 권장하고 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코로나 19 등으로 헌혈 참여자 수가 줄어들면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사실 헌혈은 수혈자의 생명을 살릴 뿐만 아니라, 헌혈자에게도 여러 건강상 이점을 가져오는 활동이다. 정기적으로 헌혈을 했을 때의 장점은 무엇이 있는지, 헌혈 전·후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1. 헌혈에도 종류가 있다…‘전혈 헌혈’과 ‘성분 헌혈’, 차이는?
헌혈은 크게 ‘전혈 헌혈’과 ‘성분 헌혈’로 구분할 수 있다. 전혈 헌혈은 혈액 속 혈장, 혈소판, 적혈구 및 백혈구 등 모든 성분을 한 번에 채혈하는 것으로, 320mL 또는 400mL의 혈액을 그대로 뽑아낸다. 이렇게 뽑아낸 혈액은 성분별로 분리해 보관하며, 각 성분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혈하게 된다. 반면 성분 헌혈은 헌혈자가 혈액의 특정 성분만을 선택해 헌혈하는 것으로, 혈소판성분헌혈 혈장성분헌혈 및 혈소판혈장성분헌혈로 나뉜다. 성분 헌혈은 헌혈자의 피를 일정량 뽑아내 성분채혈기로 필요한 성분만을 여과하고, 적혈구 등 나머지 성분은 생리식염수를 섞어 다시 헌혈자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성분 헌혈을 하면 헌혈에 사용하지 않은 적혈구를 헌혈자가 그대로 돌려받기 때문에, 전혈 헌혈에 비해 신체적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전혈 헌혈은 마지막 헌혈일로부터 8주 이후, 1년에 5회 이내로만 가능한 반면 성분 헌혈은 마지막 헌혈 후 2주 이후, 1년에 24회 이내로 자주 할 수 있는 편이다. 특히 남성에 비해 체내 적혈구 수는 적고 혈장 성분이 많은 여성에게 더욱 적합한 수혈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2. 정기적인 헌혈이 가져오는 건강상 이점은?
헌혈을 하기 전에는 헌혈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간단한 신체검사와 문진검사 등이 이뤄진다. 몸무게, 혈압, 맥박, 체온 측정, 혈액 검사, 빈혈 검사, 간염 항원·항체 검사, 간기능검사, 혈소판 수 측정 등이 시행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종의 약식 건강검진인 셈이다. 혈액형 검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검사는 헌혈 시마다 진행하기 때문에, 헌혈을 여러 차례 한다면 건강 상태를 그만큼 자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면 심장질환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전염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42~60세 남성 2,862명을 헌혈자와 비헌혈자로 구분해 급성 심근경색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결과, 헌혈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비헌혈자에 비해 최대 88%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헌혈을 통해 혈액 속 과다한 철분을 정기적으로 배출한 것이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헌혈은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행위인 만큼, 정기적인 헌혈은 헌혈자 스스로 이타심과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골수이형성증후군,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등의 질환을 앓는 환자, 또는 수술이나 외상으로 인해 출혈이 심한 환자는 수혈 외에 대체 가능한 치료 방법이 없다. 이렇게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헌혈로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헌혈자가 심리적 만족감을 얻고 자기 효능감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보건간호학회지에 게재된 ‘성분헌혈자의 자기 효능감과 관련변인’ 논문에 따르면, 헌혈에 참여한 횟수가 많을수록 자기 효능감 점수가 더욱 높게 측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헌혈을 통한 여러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혈 때문에 빈혈이 발생하거나 에이즈 등의 질환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헌혈에 쓰이는 채혈 바늘이나 채혈 백 등 모든 기구는 무균 처리된 것으로, 1회 사용 후에는 모두 폐기 처분하기 때문에 헌혈자가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헌혈 전에는 빈혈 우려가 없는지 사전 검사를 시행하는 데다, 부족한 혈액량은 24시간 이내에 빠르게 보충되기 때문에 빈혈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3. 안전한 헌혈 위해서는 헌혈 전, 후 주의사항 지켜야
헌혈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큰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해도, 헌혈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헌혈 전후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헌혈 전에는 최소 4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하며, 가벼운 식사를 해 적정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전날 과음을 했거나 피로가 많이 쌓인 경우, 월경 중인 여성의 경우에는 헌혈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체중이 남성 50kg 이하, 여성 45kg 이하인 경우, 만 16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거나 예방접종을 한 경우라면 헌혈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건강 상태나 약물 복용 때문에 헌혈 부적격자로 판정됐다고 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헌혈이 가능할 수 있다.
헌혈을 한 당일에는 가능한 안정을 취해야 한다. 헌혈이 끝나면 편안한 자세로 15분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하며, 헌혈 부위에 이물질이 닿지 않도록 4시간 이상 반창고를 붙여 둬야 한다. 평소보다 3~4컵 정도의 물을 더 마시면 부족해진 혈액량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헌혈 당일에 수분 손실을 유발하는 사우나나 목욕 등은 피해야 하며, 음주나 과격한 운동은 24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할 것이 권장된다. 만약 헌혈 1~2시간 후에 오심, 구토, 현기증 등의 ‘지연성 혈관미주신경반응’이 나타났다면 즉시 바닥에 앉거나 다리를 높게 한 채로 누워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휴식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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