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통해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때 ‘장상피화생’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장상피화생이란 위장의 조직이 변형된 상태를 말하는데, 혹시 위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환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장상피화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1. 장처럼 변해버린 위장 점막, 위암의 씨앗 될 수도
장상피화생은 위의 상피 조직이 장의 상피 조직을 닮아가는 것을 말한다. 반복적인 염증 등으로 인해 위 점막이 손상을 입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원래의 위 점막 조직이 변형되는 것이다. 발생 초기에는 소장과 유사한 상피 조직으로 변하다가 후기로 진행될수록 대장과 유사한 상피로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게 변한 위 점막은 원래의 기능을 잃기 때문에 염증에 취약해지고, 상태가 악화될수록 암으로 발전할 위험성도 커진다.
이렇게 장상피화생이 나타난 위장은 이전보다 기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만큼, △소화불량 △식욕부진 △설사 등의 소화장애 증상을 가져오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장상피화생이 진행돼도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거나 발병 자체를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상피화생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헬리코박터균이 지목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세포가 변화해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고령도 원인으로 꼽히는데, 위장이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손상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위 점막에 변이가 일어나기 쉬워서다. 이외에 흡연이나 위암 가족력, 짜게 먹는 식습관 등이 장상피화생 발생에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장상피화생이 위험한 이유는 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전암 병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된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6~10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지만 한번 변이 된 세포를 원래대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장상피화생이 발생한 조직이 원래의 위장 점막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2. 정기 검진과 제균치료 필수… 주의해야 할 식습관은?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일단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가 필수다.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또는 변이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보통은 건강검진과 함께 1~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되지만,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장상피화생이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상태라면 검사를 더 자주 받아볼 것을 권한다.
또한 장상피화생의 원인이자 악화 요인인 헬리코박터균이 검출됐다면 제균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면 장상피화생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위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 제균치료를 임의로 중단할 경우 치료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면 가급적 끝까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 섭취에 있어서도 조심해야 할 점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매운맛이나 짠맛 등은 최대한 피하고, 식전 커피나 술 등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흡연 또한 담배 연기가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금연할 것이 권장된다.
의외로 주의해야 하는 음식도 있는데, 바로 양배추다. 소화기내과 상담의사는 “양배추를 삶거나 찌고, 즙을 내는 등 조리 과정을 거치면 생양배추에 함유되어 있던 비타민이 조리 과정에서 파괴되어 위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양배추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소장과 대장에서 가스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것이 위로 역류되어 올라오면 위점막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장상피화생에는 되려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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