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수가 늘면서 신장질환도 급증하는 추세다. 그런데 신장의 ‘필터 역할’을 담당하는 사구체의 족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쉽게 회복되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최근, 단식모방 다이어트(FMD)가 신장 기능을 회복하고 질환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 결과(A kidney-specific fasting-mimicking diet induces podocyte reprogramming and restores renal function in glomerulopathy, 신장에 특화된 단식모방 다이어트가 족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유도하고 사구체병증에서 신장 기능을 회복한다)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어린이병원(Children’s Hospital Los Angeles) 연구팀은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쥐에게 저염 단식모방 다이어트(LS-FMD)를 6사이클에 걸쳐 적용했다. FMD는 한 달에 5일간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약 700kcal로 줄이고 단백질과 탄수화물 섭취량을 제한함으로써 우리 몸을 단식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식이요법이다.
연구 결과, FMD를 적용한 쥐는 신장 기능이 회복되고, 손상된 족세포가 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과 혈중 요소 질소(BUN) 수치가 현저히 개선되었고, 신장 조직 손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13명의 만성 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예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3개월 동안 매달 5일씩 FMD를 시행한 결과, 단백뇨 수치가 감소하고 혈관 기능도 개선되었다. 연구팀은 FMD가 족세포의 재생을 돕고, 신장 기능 악화를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발터 롱고(Valter Longo) 박사는 “FMD가 유전자 발현 변화를 통해 신장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더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더 많은 신장질환 환자들에게 FMD를 적용해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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