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은 위식도 역류질환이나 위염 등의 소화기계 질환 외에도 △약물 부작용 △과식 △과음 △자극적인 음식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소화가 잘되지 않는 원인을 명확하게 찾아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를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한다. 간혹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생활습관이 기능성 소화불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소화를 어렵게 하는 의외의 습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1. 다리 꼬고 앉는 습관
식후에 바로 눕거나 엎드리는 자세가 소화불량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또한 소화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복부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위와 장의 소화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위에서 소화된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는 과정을 방해해 복부 팽만감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다리를 꼬고 앉으면 하체의 혈액순환이 방해를 받기 마련이다. 소화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원활한 혈액순환이 필수적이지만, 하체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화기관으로의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소화 과정에서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이 탓에 소화 능력이 저하돼 음식물이 위에 오래 남게 되고, 소화불량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앉아 있을 때 다리를 꼬기보다는 등을 등받이에 대고 허리를 편 상태로, 양발을 땅에 대고 무릎이 정면을 향하게 하는 올바른 자세가 소화에 가장 도움이 된다.
2. 과도한 다이어트
과식은 소화불량의 주원인으로 꼽히지만, 과도한 다이어트 또한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는 절식이 문제가 된다.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위장의 연동 운동이 둔화되고, 위산 분비가 불규칙해져 소화 과정이 느려지게 된다. 또 음식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분비된 위산이 위 점막을 지나치게 자극하면 일시적으로 속 쓰림과 소화불량을 경험할 수 있으며, 지속될 경우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특정한 식단만을 고집하는 경우에도 소화가 잘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채소만 과도하게 먹는 고 식이섬유 식단은 오히려 가스를 많이 생성해 복부 팽만감과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고기만 먹는 고단백 식단은 소화되는 속도가 비교적 느린 만큼 위장에 더욱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극도로 줄이는 경우에도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져 변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특정한 식단을 하기보다는 영양소 균형을 고려해 여러 영양소를 조금씩 나눠 먹는 방식으로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3. 흡연
흡연을 하면서 몸속으로 들어온 유해 물질이 소화불량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식후에 담배를 피우면 평소보다 맛있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담배에 포함된 감미료인 페릴라르틴(Perillartine) 성분 때문이다. 페릴라르틴은 단맛을 내는 역할을 하는데, 식후 분비된 침과 섞이면 평소보다 담배가 더 달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입안에 음식의 기름기가 남아 있을 때에 담배를 피우면 쓴맛이 적게 느껴지기 때문에 흡연 욕구를 더욱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때 몸속으로 들어온 니코틴은 식도 하부 괄약근을 약화시키고, 위산 분비를 더욱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식사 후 위산이 식도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속 쓰림과 소화불량이 평소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니코틴은 그 자체로도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위궤양을 유발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더불어 흡연은 소화 과정에 필요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데, 혈관을 수축시켜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을 줄이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것이다. 식후 흡연 욕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껌으로 입가심을 하거나 양치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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