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오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피로 회복이 더뎌지고, 감기, 알레르기 등의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면역력 저하는 소화계의 문제로도 이어져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설사는 복통을 비롯해 일상생활에 여러 불편함을 초래하는데, 특별한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금방 완화할 수 있다. 다만 특정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 설사에는 소화 기관 부담 던 ‘BRAT 식단’ 도움 될 수도
설사가 빠르게 낫기 위해서 추천되는 식단으로는 ‘BRAT(브랫) 식단’이 대표적이다. 브랫 식단은 △바나나(Bananas) △흰쌀(Rice) △사과잼(Apple sauce)△식빵 토스트(Toast)의 약자로,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식품들로 이뤄져 있어 소화 기관의 부담을 줄여준다.
브랫 식단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식품들로는 △오트밀 △굽거나 찐 감자 △기름기를 제거한 채소 및 닭, 소고기 육수 △전해질이 풍부한 음료 △카페인이 없는 차 등이 있다. 설사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후에는 익힌 채소나 스크램블 에그 등을 식단에 추가하는 것도 좋다.
다만 브랫 식단을 장기간 지속하는 경우 체내 영양소의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브랫 식단의 식품들에는 단백질, 지방, 섬유질, 미네랄 및 비타민이 함유량이 적고, 에너지원이 되기에 칼로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설사 완화를 위한 브랫 식단의 유지 기간은 48시간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한다.
반면 소화 기관을 자극해 설사 증상을 악화하는 의외의 식품도 있다. 옥수수와 같이 섬유질이 많은 식품이나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가 대표적인 예시다.
특히 옥수수의 알갱이 표피에는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식이섬유인 셀룰로오스 성분이 들어있어 설사를 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 오히려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혈변 등은 심각한 질환 신호일 수 있어…어린아이 증상 특히 주의 필요
설사를 멈추기 위해서는 식단 관리와 함께 큰 일교차로 인해 떨어진 체력의 회복에도 힘쓰는 것이 좋다. 우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체온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긴팔 옷을 챙기고, 새벽에는 기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창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 것이 추천된다.
그런데 만약 설사에 피가 함께 나오거나, 검은 설사가 나오는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식도, 위, 십이지장 등 상부 소화기관에 궤양이나 암이 생긴 경우에 혈변 혹은 검은색 변이 설사처럼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이 생긴 경우에도 혈변을 볼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이 발생한 사람에서는 피가 섞인 설사와 함께 심각한 복통 증상이 동반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설사와 고열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설사에 고열이 동반되는 증상은 감기나 장염으로 혼동되기 쉽다. 그러나 세균성 뇌수막염은 방치하는 경우 감염된 세균의 종류에 따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평균 치사율은 10~15%에 이르며 생존하더라도 뇌신경 손상, 난청, 신체 마비 등 영구적인 손상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감기나 장염 같은 증상에 목을 앞으로 구부리기 힘들 정도로 뻣뻣한 느낌이 있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스스로 통증을 표현하기 힘든 어린아이가 설사를 한다면 동반되는 증상을 더욱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3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는 경우 △3달 이상, 3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39도 이상의 열이 발생한 경우 △입과 혀가 마른 경우 △울 때 눈물이 나지 않는 경우 △꼬집었다 놓았을 때 피부가 다시 평평해지지 않는 경우 △복부나 볼, 눈 부분이 움푹 팬 경우 등은 위급한 상황일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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