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폐와 기관지를 자극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그래서 흡연을 하다 보면 기침을 많이 하고, 가래가 자주 끼는 경험을 심심찮게 할 수 있다. 그런데 금연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가래가 많이 끼는 데다, 오히려 흡연을 할 때보다 가래가 더욱 심하게 끼는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1. 기관지 회복 과정에서 가래 더 생성되는 것은 정상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의 유해 물질이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염증이 발생한다. 이때 기관지에 가해지는 손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인체가 점액을 과다하게 분비하면서 가래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흡연을 하는 동안에는 가래와 각종 유해 물질이 꾸준히 기관지와 폐에 쌓이며, 세균을 걸러 주는 섬모의 기능이 저하되어 세균 감염을 잘 막을 수 없게 된다. 때문에 평소에는 잘 걸리지 않았던 감기나 폐렴 등의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후 금연을 하면 손상을 입은 호흡기 기능이 서서히 회복 단계에 들어가는데, 이때 가래가 평소보다 많이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정의학과 상담의사는 “금연을 하면 손상되었던 기관지와 폐의 섬모 세포들이 서서히 살아나면서 몸속에 쌓여 있던 가래와 이물질이 배출되는 과정을 겪는다”며 “금연 후에 가래가 더 많아지는 것은 인체의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폐와 기관지가 담배로 인한 손상을 회복하는 동안에는 가래가 계속해서 배출되기 때문에,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가래가 배출될 수 있다. 이렇게 금연 후 가래가 많이 끼는 것을 금연 후 나타나는 일시적 금단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가래 외에도 △잦은 기침 △식욕 증가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금연 초기 대부분의 금연자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되는 편이다.
2. 가급적 뱉어내는 것이 좋아… 기침 안 멎는다면 질환 의심
금연 후 가래가 발생하는 것은 정상적인 회복 과정의 일부이지만, 가래로 인한 불편감이 계속해서 들 수 있는 만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래는 삼키기보다는 가급적 기침을 해 뱉어내는 것이 좋다. 특히 담배 탓에 생긴 가래에는 세균뿐만 아니라 각종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키기보다는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더 낫다. 가래를 쉽게 뱉기 어렵다면 가래를 배출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거담제를 복용해도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가래가 끓는 느낌이 들 때 물을 마시면 가래가 더욱 쉽게 배출될 수 있으며, 하루 6~8잔 이상 충분히 물을 많이 마셔 두면 기관지가 촉촉해지고 점액이 묽어져 가래가 잘 빠져나올 수 있다. 또한 도라지나 배와 같은 사포닌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만약 금연 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가 계속된다면, 단순한 금단현상이 아닌 만성 기관지염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과 같은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폐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금연을 통해 악화를 막을 수는 있지만, 이미 진행된 퇴행성 변화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금연 후 6개월~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가래가 끼는 등의 불편한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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