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K 전구체인 메나디온이 전립선암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Dietary pro-oxidant therapy by a vitamin K precursor targets PI 3-kinase VPS34 function, 비타민K 전구체를 통한 산화 촉진 요법이 PI3K VPS34 기능에 미치는 영향)는 미국과학진흥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전립선암은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 대부분 느리게 진행되지만 일부는 치료가 어려운 공격적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과거 연구에서 항산화제인 비타민 E가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오히려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항산화제의 반대 성질을 가진 산화 촉진제가 전립선암을 억제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old Spring Harbor Laboratory) 연구팀은 비타민 K의 전구체인 메나디온이 전립선암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메나디온은 인공적으로 생산되는 비타민 K3로, 장에서 K2로 전환된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잠재적인 독성 위험이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메나디온의 식이 보충제로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 결과, 메나디온을 투여받은 쥐에서 전립선암의 진행이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메나디온이 암세포 내 특정 지질(PI3P)을 감소시켜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세포가 파괴되는 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연구팀은 메나디온이 근육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희귀 유전 질환인 ‘X 염색체 연관 근세관성근병증(X-linked myotubular myopathy)’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 질환을 가진 쥐 모델에 메나디온을 투여했을 때 근육 발달이 개선되고 생존 기간이 연장됐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로이드 트로트만(Lloyd Trotman) 박사는 “메나디온이 전립선암 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전립선암세포가 건강한 세포에 비해 PI3P 지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연구는 비타민K 전구체가 전립선암 치료뿐만 아니라 희귀 근육발달장애를 돕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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