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뎅기열 유입국인 필리핀 등에서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해외여행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지난 4일 기준으로 누적 26만 9,947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70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누적 뎅기열 환자는 26일 기준 총 17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가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뎅기열 유행 국가에서 매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된 후 입국한 사례다. 연도별 뎅기열 환자 수를 보면 2019년 273명, 2020년 43명, 2021년 3명, 2022년 103명, 2023년 206명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백신이나 치료제가 상용화되지 않아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1. 이집트숲모기가 주요 매개체... 동남아 중심으로 급증
뎅기열은 이집트숲모기가 주요 매개체로, 주로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한다. 흰줄숲모기는 잠재적 매개체로 북미 및 유럽 25개국에 퍼져있으며 국내에도 전 지역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전파 위험성이 있다. 다만 현재까지 국내 자체 발생은 없다.
전 세계 129개 국가에서 매년 1억 명 이상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는데 최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중심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WHO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매개 모기의 서식지와 활동 시기가 확대되면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뎅기열 환자 사례가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 치료 늦어지면 사망률↑...고열·근육통 동반
뎅기열의 잠복기는 5~7일 정도로, 감염자의 75% 정도가 무증상이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고열이 계속되며 심한 두통이나 근육통, 관절통, 오심, 구토,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뎅기열 자체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환자가 비교적 가볍게 앓지만, 뎅기 출혈열과 뎅기 쇼크 신드롬 같은 중증 뎅기 감염증으로 진행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사율은 약 5%로,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률은 20% 가까이 높아진다.
중증 뎅기 감염증으로 진행될 때는 복통, 지속적인 구토, 복수나 흉막 삼출같은 혈관 외 체액 축적, 간 비대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더 악화되면 위장 출혈, 월경 과다, 의식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3. 모기 기피제 등 준비...의심 증상 시 의료기관 방문 필수
뎅기열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 지역에서 주의해야 할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해외여행 시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 등 모기 퇴치 제품을 준비하도록 한다. 또한 모기는 어두운 색에 더 많이 유인되므로 야외 외출 시에 착용할 수 있는 밝은 색의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준비한다.
숙소는 방충망 또는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장소로 선택하고, 모기 기피제는 허용량을 초과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눈이나 입, 상처에 닿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며, 땀에 의해 희석되기 쉬우므로 3~4시간 간격으로 다시 뿌리거나 발라주는 것이 좋다.
짙은 향수나 화장품은 자제하고 모기가 많이 있는 풀숲, 산속 방문은 가급적 지양하도록 한다. 여행 후 귀국했을 때 2주 이내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필수로 방문하고, 의료진에게 최근 해외 여행력을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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