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지각변동이 시작되었다. 모든 큰 변화는 구성원들에게는 재앙이다.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는 몇 번의 큰 변화를 거쳤다. 70년대 반도체로 시작된 실리콘밸리는 90년대 PC의 시장을 거쳐 2000년대 웹의 시대, 그리고 2010년대 모바일 시대를 거쳐왔다. 그리고 2023년 AI 혁명을 맞이했다.
각 시대를 거치면서 실리콘밸리는 거대한 발전을 이루었고 세계의 돈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지금도 모든 세계의 모든 곳이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픈 AI로 쏠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에도 미국은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고 주식시장과 코인 마켓 또한 어마어마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분명히 엄청난 성장이고 기회이고 변화이다. 큰 지각 변동인 만큼 그 안에 있는 구성원들에게는 극심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5년 후를 예상해 보면 어떤 세상일까? 5년 후에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은 AI가 할 것이다. 사업의 많은 부분도 AI가 대체할 것이다. 수많은 앱들이 사라질 것이고 스타트업들도 사라질 것이다.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아 단기간에 큰 성장을 하는 스타트업은 곧 옛말이 될 것이다. 몇몇 대기업이 가진 인공지능을 갖춘 슈퍼앱이 지금도 일부 앱에 몰려있는 앱 생태계의 집중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지금 실리콘밸리에도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직업들은 엄청난 정리해고를 겪고 있다. 2024년 테크 정리해고는 3월 초임에도 50000명에 다가서고 있다. 기존에 엄청나게 높은 연봉을 받던 사람들이 실직 이후 900개의 원서를 내도 취업이 안 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직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엄청나게 높은 AI 엔지니어 수요가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고, 전 세계의 돈은 실리콘밸리로 모여들고 있다. AI Engineer 직업 검색량이 6000% 증가했다고 한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AI 엔지니어는 모든 엔지니어의 기본 소양이 될 것이다. AI 엔지니어가 아닌 엔지니어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마치 지금 빅데이터 엔지니어가 아닌 엔지니어는 존재하지 않듯이. 현재 모든 엔지니어는 10년 전 빅데이터 기술들을 클릭 몇 번에 활용할 수 있다. AI는 더 쓰기 쉽다. 앞으로 AI가 없이 이루어지는 개발은 없어질 것이고, 실리콘밸리에서는 급속도로 대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job market과 비즈니스의 양상이 바뀌는 것을 나는 경험한 적이 없다. 그렇지만 2000년 웹 혁명, 2010년 모바일 혁명을 거쳤던 사람들에게는 기시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스타트업의 의미가 바뀌고, 엔지니어의 의미가 바뀌는 시대. 이제 사업은 더 이상 몇 명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일들이 아닐 것이다. 세상은 AI가 바꾼다. AI는 사람들의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다. 앞으로 사업에는 기술보다는 마케팅과 세일즈의 영역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엔지니어는 AI 만드는 사람과 AI를 활용해서 쉽게 솔루션을 만드는 사람으로 극단적으로 분화될 것이다. 지금은 AI 만드는 사람들의 가치가 훨씬 크게 보이는 시기이다. 그런데 시장이 안정화되고 대중화될수록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시장도 다시금 커질 것이다.
2024년엔 실리콘밸리에 재앙과 가까운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그렇지만 넓게 보면 또 다른 세상을 맞이하기 위한 판갈이에 불과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쓸려 나가겠지만 급속도로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될 것이다. 결국 돈이 모이는 곳은 이곳이니까. 두렵지만 기대되는 2024년이다. 꽉 잡고, 비상식량 쌓아 놓고, 멀리 보자. 2026년에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 깊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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