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투자 멘토였던 ‘찰리 멍거’는 공군에서 기상 관측 업무를 하던 시절, 비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종사를 살리려면 조종사를 ‘확실히 죽이는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의 전환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는 사람이었다.
그는 축적보다 배제를, 성공보다 실패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내게 알려준 사람이었다. 멍거는 언제나 공부하는 사람으로 “내 나이 92세에도 여전히 무식해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게 다행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발 달린 책’이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던 그가 99세로 영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번뜩이던 그의 눈이 이미 오래전 암흑에 갇혔다는 아이러니를 떠올렸다. 그는 결혼에 실패했고, 백혈병으로 아이를 잃었으며, 백내장 수술 실패로 50대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우뚝 선 성공 뒤에 보이지 않는 실패가 널려 있었다.
부고를 듣고 그가 내게 알려준 ‘거꾸로 사고법’에 대해 노트에 적었다. 건강하고 싶다면 ‘먹어야 할 것’이 아닌 ‘먹지 말아야 할 것’을 피하자. 브레이크가 없다면 최고의 속도는 무용지물이다. ‘성공률 95퍼센트’에 사람들이 열광할 때, ‘실패율 5퍼센트’에 주목하자 같은 나의 다짐 말이다.
그것이 내가 골을 넣은 선수가 아닌, 골을 먹은 상대편 골키퍼의 일그러진 얼굴을 먼저 볼 수 있던 힘이었다. 멍거를 추모하며 생전 그가 남긴 삶의 지혜의 말을 되새긴다. “절대로 돼지랑 씨름을 벌여서는 안 됩니다. 둘 다 진흙탕에서 뒹굴게 되더라도 돼지는 그렇게 되는 걸 아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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