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분 저하라고 넘겼던 우울감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이는 일시적인 감정 변화가 아니라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우울증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한 해 동안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실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본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증상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 실제로 치료를 받은 비율은 약 22%에 불과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성격 문제'나 '의지 부족'으로 오해하고 치료를 미루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폐렴이 항생제 없이 낫기 힘든 것처럼, 우울증 역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우울증은 왜 생기며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치료와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차례로 살펴본다.
1. 우울증은 ‘기분 탓’ 아닌 치료가 필요한 병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 저하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으로 분류된다. DSM-5(미국정신의학회 진단 기준)에 따르면, 우울증은 의학적으로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로 분류된다. 우울한 기분, 흥미 저하, 무기력감 등 주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적 기능에 뚜렷한 장애가 발생할 때 진단된다.
우울증은 단순히 감정 상태에 그치지 않고 수면, 식욕, 집중력, 자존감 등 신체적·인지적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증상이 악화될 경우 자살 사고나 시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요인의 경우, 부모나 형제 등 가까운 가족 중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의 생화학적 변화도 주요한 발병 요인으로 꼽힌다.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은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반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 물질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우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경적 요인 또한 우울증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별, 학업이나 직장 내 스트레스, 실직,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우울 증상이 더 깊어질 수 있다.
2. 우울증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은 삶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상실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무기력감과 에너지 부족을 호소하며, 이와 함께 수면 장애, 불안,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울증이 항상 전형적인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짜증, 두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신체화 우울증'이라 불린다. 이런 경우 본인이 우울증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증상을 방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기분이 가라앉고, 즐거움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반면 비전형적 우울증 환자는 즐거운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전형적 우울증 환자는 식욕이 늘거나 체중이 증가하기도 하고, 잠을 너무 많이 자기도 한다. 팔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겁다고 느끼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고, 대인관계에서 타인의 비판이나 거부에 과도하게 민감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3. 중등도 이상은 약물치료 효과적... TMS·전기경련요법도 고려
우울증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상담치료, 인지행동치료(CBT), 경두개자기자극술(TMS), 전기경련요법(ECT)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뇌 속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해 우울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식이다. 인지행동치료나 상담 치료는 부정적 사고를 바로잡고 감정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벼운 수준의 우울감은 약물 치료 없이 상담 및 조언을 통해 호전될 수도 있으나,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항우울제로 대표되는 약물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지행동치료는 단독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약물치료와 병행할 경우 더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물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경두개자기자극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우울증과 관련된 뇌 부위인 전전두엽에 자기장을 유도해 대뇌피질을 비침습적으로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기경련요법 역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마취가 필요하다는 점, 기억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4. 부정적 사고가 치료 늦춘다… 인식 전환 필요해
그러나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쉽게 치료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환자 스스로의 부정적인 인식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이는 안경을 쓰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라며 “치료에 대해서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저런 치료를 잘 견디지 못할 것 같다’는 식으로 적극적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우울증으로 인한 증상이라는 것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울증을 비교적 잘 극복한 환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처방받은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약 조절이나 중단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환자, 무기력할 때도 가벼운 산책이나 일상 활동을 시도하려는 환자, 도움이 필요할 때 혼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환자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우울증을 극복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다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그럴 때는 ‘내가 잘못해서 치료가 안 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치료 반응이 늦는 원인을 의료진과 함께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5. 일상 리듬 지키는 것이 우울증 예방의 시작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 리듬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라면서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고,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삶이 바쁘거나 힘들어질수록 이런 생활 사이클이 무너지기 쉽다”라며 “스스로 조절 가능한 범위 안에서라도 일상의 리듬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 변화를 자각하고, 고립되지 않으려는 태도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혼자 감당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햇볕을 쬐며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취미·운동 활동에 집중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효과적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으로 병원을 언제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지만, 그 판단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진료 결과 심각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병원을 찾는 것 자체가 문제 되는 일은 전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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