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은 귓속의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 공간에 염증이 발생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겨울철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난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 중이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33만 6,004명으로, 이 중 45%가 9세 이하 어린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만성 중이염으로 넘어가면서, 귓속 조직이 손상되고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비인후과 상담의는 "중이염은 자연 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속된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중이염의 발생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1. 감기에 동반되기 쉬운 급성 중이염... 치료 늦어지면 만성으로 진행
중이염은 갑자기 귀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 중이염, 증상은 없지만 중이 안에 삼출액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중이염으로 구분한다.
급성 중이염의 원인은 대부분 감기로, '이관'이라는 관을 따라 세균이 귀로 번지면서 발생한다. 특히 유소아에게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데, 유소아의 이관은 염증이 잘 번지는 구조고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자주 걸리기 때문이다.
급성 중이염의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 중이염으로 본다. 이때는 고막에 구멍이 생기거나 귀 뒤쪽 딱딱한 뼈 안쪽에 반복적인 염증성 반응이 나타나고, 종양과 같은 염증 조직 덩어리(진주종)가 발생하기도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을 앓고 난 후, 염증은 사라지고 귀의 고막 안의 공간인 중이에 삼출액이라는 물이 찬 상태를 말한다. 고막 안의 이관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만성적으로 삼출액이 생길 수 있다.
2. 귀 통증, 발열 등 증상 보여... 분비물 흘러나오기도
귀에 염증이 생기면 중이강 내 삼출액이 고막을 밀어 팽창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소아의 경우는 귀의 통증을 직접 표현할 수 있지만, 말이 서툰 영아의 경우 평소보다 많이 울거나 보챌 수 있다. 또한 눕거나 무언가를 빨 때 귀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먹지 않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귀 통증과 함께 귓물(이루)이 흘러나올 수도 있다. 귓속 삼출액이 점차 고름으로 바뀌고 압력이 점점 높아지다가 어느 수준을 넘으면 고막을 터뜨리고 외이도로 나오는 데, 일단 고막에 구멍이 생겨 고름이 흘러나오면 통증은 사라진다.
급성 중이염은 통증, 발열을 동반할 수 있지만 삼출성 중이염은 난청 증상만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나 발열과 같은 증상이 없어 양육자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는데, TV 볼륨을 높이거나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행동 등을 보이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3. 만성 중이염의 경우 수술 고려..."귀 압력 변화에 주의해야"
급성 중이염은 보통 2주 이상의 약물 치료로 진행한다. 만성 중이염은 치료를 받은 급성 중이염 환자의 10% 정도에서 발생하는데, 중이염이 지속되면서 청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상담의사는 "만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이 반복해서 발병하거나, 중이에 환기가 잘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될 때 주로 발병한다"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염증을 줄이기 위해 약물로 치료를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인 수술에는 유양동 절제술, 고실 성형술 등이 있다"라고 전했다.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돕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습관을 가져야 할까. 이비인후과 상담의사는 "수술 후에는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물이 닿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며, 코를 세게 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기 전에는 비행기 탑승, 잠수 등 귀 안의 압력 변화를 유발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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