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의 혁신이라 불리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위고비(Wegovy). 복부나 허벅지에 1회 투여하면 일주일 간 포만감이 지속되면서 음식 섭취량이 줄고, 꾸준하게 사용 시 드라마틱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비만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이들에게 위고비는 획기적인 치료 옵션으로 다가오지만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투여를 중지했을 때 체중 유지를 지속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 다양한 궁금증도 이어지고 있다.
내분비내과 상담의사는 "위고비는 아주 매력적인 체중 조절 약제이지만 easy come, easy go라는 말이 있듯이 효과가 큰 만큼 부작용도 클 수 있으므로 의사와의 충분한 상의 후에 처방받는 것을 권한다"라고 전했다. 위고비의 효과, 부작용부터 투약 환자에게 권장되는 생활 관리법까지, 병원 현장에서 직접 위고비 처방을 진행하고 있는 내분비내과 상담의사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Q. 위고비가 비만인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원리로 살이 빠지게 되는지 궁금한데요.
A.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 유사펩티드(GLP-1)라고 하는 호르몬 유사체입니다. 이 세마글루타이드는 뇌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배고픔을 줄이고 음식 섭취에 대한 욕구를 줄입니다. 이는 음식 섭취를 줄여서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지난 5년간 비만 약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던 삭센다와 비교했을 때 위고비는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A. 위고비는 삭센다(Liraglutide)에 비해서도 월등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삭센다의 경우 평균 5~6% 정도의 체중 감소가 보고되었지만 위고비는 15~18%까지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삭센다와 같은 기전의 약제이지만 매일 맞아야 했던 삭센다에 비해 위고비는 주 1회 투여로도 효과가 유지되고 체중 감소 효과가 탁월하여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죠.
게다가 위고비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과체중, 비만 성인 환자가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을 20% 감소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고, 이러한 이점은 기존 체중 조절 보조제와의 차별점이라 생각됩니다.
Q. 위고비 투여에 적합한 대상자는 누구인지, 또 어느 정도의 용량으로 투여하는지 궁금합니다.
A.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당뇨 전단계 또는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 또는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도 권고되고 있습니다.
위고비는 0.25/0.5/1/1.7/2.4mg의 다섯 가지 용량이 있고 낮은 용량에서 시작하여 4주 간격으로 증량합니다. 체중 감소의 효과를 보는 최고 유지 용량은 2.4mg로, 부작용이나 체중 감소 효과에 따라 담당의와 상의하여 용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Q. 위고비 투여 시 메스꺼움부터,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 당뇨 망막병증 등 심각한 부작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떤 주의가 필요할까요?
A. 먼저, 위고비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 관계 이상 반응이고 이 밖에 오심, 구토, 변비나 설사 등이 있습니다. 또한 위약감이 생기거나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지럼증이나 위약감이 심할 경우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치료 중단 여부를 상의하셔야 합니다. 그 외에도 두통이나 피로감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GLP-1 물질은 췌장에 있는 수용체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당뇨약제로도 사용됩니다. 아직 명확한 기전은 모르지만, 췌장의 수용체에 작용하면서 과자극이 일어나 드물게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복부의 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췌장염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고 약물 중단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위고비 사용 시 혈당 조절의 빠른 개선과 함께 일시적인 당뇨 망막병증의 악화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투약 시작 전 당뇨 망막병증의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담당 의사나 안과 전문의와 상의 후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이미 당뇨로 인슐린이나 당뇨약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위고비 치료를 병행할 경우 저혈당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위고비 사용 시 기존에 투약 중인 약제의 감량을 고려해야 하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Q. 위고비를 투여하는 환자에게 권장되는 식이요법이나 생활 습관이 있을까요?
A. 위고비 치료와 동시에 건강한 식단 관리,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여야 합니다. 위고비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고당도, 고지방 및 고염도 식단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지방식이나 자극적인 음식들은 구역과 구토 등 위장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알코올의 과도한 섭취 또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Q. 위고비 투여를 중단한 후, 절반 이상은 원래대로 체중이 복구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위고비로 살을 뺀 후 체중 증가를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다른 체중조절 약제와 마찬가지로 약물 복용 중단 후에 체중 증가(rebound effect)는 있습니다. GLP-1의 효과가 빠지면서 식욕 억제 효과가 줄기 때문입니다. 위고비 투여 중단 후에도 체중 감소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체중 증가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고도 비만 혹은 대사성 질환이 동반된 비만 환자의 경우는 위고비의 장기 유지 요법을 권장합니다. 다른 체중조절 약제에 비해 고가인 만큼 비용 대비 효과의 면을 고려하여, 부작용이나 효과를 모니터 하며 담당의와 유지 기간을 상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Q. 위고비의 등장으로 비만 치료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A. 위고비의 등장은 비만이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개념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일차적인 목표를 넘어, 비만 환자에서 동반되는 심장·대사성 질환들의 개선까지 목표로 합니다. 당뇨나 이상 지질혈증, 고혈압의 치료 목표가 2차 심장·대사성 질환의 합병을 개선하는데 있는 것처럼 말이죠.
현재 청년(19~39세) 당뇨 인구는 30만 명에 이르고, 당뇨 환자의 50% 이상이 BMI(체질량지수) 25kg/㎡의 비만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젊은 당뇨 환자는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더 많고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률도 높아 최근 학회에서는 젊은 당뇨 환자들의 치료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젊은 당뇨 환자들의 적극적인 비만 치료가 당뇨의 개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예후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에 대한 내분비 학회의 관심도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Q. 위고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A. 위고비 같은 고비용, 고효과 약물의 사용에 있어서는 비용 가치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전문의들이 환자와 함께 부작용과 장기적인 계획을 충분히 상의한 후 처방하고 있습니다.
위고비로 체중 조절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위장 장애가 심한 경우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 섭취를 하시는 게 좋고, 기저 질환이 있다면 담당의와 상의 후 약물 유지와 증량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약물 효과의 증대 및 장기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생활 습관 관리의 병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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