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는 여러 원인에 의해 이미 좁아진 혈관이 막히거나 더 좁아져 심근경색, 뇌졸중, 협심증 같은 심각한 혈관계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이런 원인 중 하나가 고지혈증이다. 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고지혈증 환자는 지난해 128만 8000명으로, 연평균 18.1%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고지혈증은 피 속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 한 가지라도 정상보다 많은 상태를 말한다. 50대 이후 연령층에서 급격히 늘어난다. 흔히 고지혈증은 술과 육류를 즐기거나 운동이 부족해 비만한 사람들에게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전적 체형이나 생활습관과 상관없이 생기는 일도 빈번하므로 마른 체형인 사람들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고지혈증 여부를 확인하려면 8시간 이상의 공복 상태에서 혈액검사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진단해야 한다.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미만이면 정상 수치이다. 그러나 200-239mg/dL는 고지혈증 주의단계, 240mg/dL 이상은 고지혈증이다.
그렇다면 몸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모두 나쁜 것인가?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콜레스테롤은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막을 형성하고 담즙을 생성하며, 에스트로겐 등 여러 호르몬을 만드는 필수 성분이다. 하지만 이런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많으면 혈관에 끼여 각종 혈관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이들 중 혈관에 손상을 주고 동맥경화증과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저밀도 지단백질(LDL)'이라고 한다. 동맥경화가 생긴 부위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간으로 운반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은 '고밀도 지단백질(HDL)'이다.
그래서 몸에 해로운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160mg/dL 이상이면 고지혈증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총 콜레스테롤 수치에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로 급여기준을 변경해 흡연, 고혈압, 가족력 같은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이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만 되어도 고지혈증 약을 처방받게 된다.
고지혈증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이들이 알듯이 치료의 핵심은 식사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다. 하지만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은 30% 정도만 외부 음식과 관련이 있다. 유전적 요인이 높은 경우도 있으므로 식이조절이나 운동으로만 예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위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왔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을 같이 복용하면서 더욱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아울러 해마다 최소 한 번씩은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과 함께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서, 만병의 원인인 혈관질환을 조기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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