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간은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기억·감정 조절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과 충분치 않으면 피로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각종 질환의 발병 위험까지 높아진다. 물론, 시간만 충분해서 될 일은 아니다. 시간과 함께 '질'도 충분히 확보되어야 정신과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수면의 양과 질을 떨어트리는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신경과 원장은 "최근 스트레스 증가, 노인 인구 증가 등으로 수면장애 환자수가 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수면장애는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강조했다. 다음은 싱경과 원장의 일문일답이다.
Q. 수면장애란 무엇인가요?
A. 수면장애란, 이름 그대로 제대로 자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인구의 약 20%는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불면증처럼 잠들기 어려운 경우부터 충분히 잔 것 같은데 낮에 졸음이 오는 상태, 그리고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자주 깨는 증상까지 다양한 상태가 수면장애에 포함됩니다.
수면장애는 일반적으로 수면 이상과 수면 사건, 두 가지로 나뉩니다. 수면 이상은 수면-각성 주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로, 잠을 못 자는 불면증, 과다하게 자는 과다수면, 그리고 낮에도 계속 졸음이 오는 기면증 등이 포함됩니다. 자다가 깨는 것을 반복하는 수면 무호흡증도 수면 이상의 하나죠. 사건 수면에는 악몽을 꾸는 야경증, 자는 상태에서 움직이는 몽유병 등이 있습니다.
Q. 최근 들어 수면장애를 앓는 환자분들이 늘고 있는데요.
A. 인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난 것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나이가 들면 생리학적으로 수면 리듬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 수면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거든요. 또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점점 증가하고, 알코올이나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 그리고 교통의 발달로 늦은 밤까지 사회 활동을 하면서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 등으로 인해 수면 리듬이 점점 변하고, 깨지면서 수면장애를 앓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Q. 적절한 수면 시간을 알아봐야겠습니다. 보통 8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맞을까요?
A. 보통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하지 않으며, 낮에 졸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수면 시간이 본인에게 맞는 적정 수면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적정 수면 시간은 성인 기준 7~8시간 정도입니다.
적정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수면의 질’인데요. 7~8시간을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 졸리면, 이는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잘못된 수면 습관이나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매일 꿈을 꾸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 경우 수면의 질이 낮다고 볼 수 있나요?
A. 꿈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 먼저 수면의 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면은 깊이에 따라 논렘수면(non-REM수면)과 렘수면(REM수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두 단계는 수면 중 일정 주기로 4~5번 반복되는데요. 꿈의 약 90%는 후반부의 렘수면에서 발생하고, 나머지가 논렘수면에서 발생합니다.
꿈을 꾸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꿈을 꾸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꿈을 기억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은 꿈을 꾸죠. 그런데, 질병이 있거나 렘수면을 억제하는 약물, 대개는 향정신성의약품이 해당되는데요.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렘수면이 감소하거나 없어져서 꿈을 꾸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렘수면은 굉장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렘수면을 통해 경험했던 사건들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고, 정신적 피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즉, 렘수면이 지나치게 적거나 없어져서 꿈을 꾸지 않는다면, 이는 뇌 기능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꿈을 꾸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고 정리할 수 있는데요. 반대로 꿈을 많이 꾸는 것도 좋지 않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꿈을 많이 꾸고, 이를 기억한다는 것은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 중간에 자꾸 미세하게 깨는 각성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다시 말해 잠을 깊이 자지 못할수록 꿈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꿈을 빈번하게 꾼다면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 수면 중 잠시 숨이 멎는 수면 무호흡증입니다. 코를 심하게 골다가 갑자기 코 고는 걸 멈추는 증상인데요. 이러한 수면 무호흡증이나 자면서 잠꼬대를 하며 움직이는 증상과 같은 REM 수면행동장애가 있으면 꿈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꿈을 자주 꾼다면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Q. 잠 못 드는 날이 쌓이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수면장애로 지속해서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때문에 꿈을 자주 꾼다면, 이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위협당하거나 떨어지는 꿈들을 자주 꾸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는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큰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심리적인 불안정감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불안감이나 정신질환을 잘 치료? 관리하셔야 꿈을 많이 꾸지 않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으면, 어떤 검사들을 진행하나요? 수면 양상을 체크해 봐야 하는 만큼, 검사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A.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분들이 병원에 오시면 바로 검사를 시작하는 건 아니고요. 먼저 어떻게 잠을 못 자는지 자세히 듣는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 또는 구강 구조 또는 편도 크기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설문지를 통해 잠을 언제 자기 시작하는지, 잠에 드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몇 시간을 자며 몇 번을 깨는지 등도 함께 확인합니다.
수면 일기를 써보기도 합니다. 수면 일기라는 것은 수면 습관이 어떠한지, 알코올, 커피, 걱정 등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인데요. 수면 일기를 통해 수면 습관이나 수면 이상을 평가하면 진단 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검사법으로는 ‘수면 다원 검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수면 다원 검사는 다양한 수면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필수적인 검사인데요. 수면 중 뇌파나 안구 운동, 근육 움직임, 호흡 그리고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서 비디오로 녹화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하룻밤 자야 합니다. 수면 다원 검사는 자는 동안 나타나는 모든 생체 징후와 행동들을 종합적으로 보기 때문에 잠을 못 자는 원인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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