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 중에 새로운 기술과 발견 등으로 인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변한 잘못된 지식은 얼마나 될까? 세상은 변화하는데 내 지식은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면 나는 과연 무언가를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업데이트되지 않은 지식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널리 잘못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바로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일 것이다. 돼지고기를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는 지식은 과거 돼지에게 음식물 잔반과 인분을 먹이던 시대에서 비롯되었다.
비위생적인 방식으로 사육하다 보니 기생충 감염도 많아 바싹 익혀 먹는 것이 돼지고기를 섭취하기 위한 올바른 지식으로 공유되었던 것이다. 현대에는 사료를 먹이며 현대적인 방식으로 사육을 하기에 이미 1990년대부터 기생충 감염 위험은 사라졌다. 하지만 기술과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지식은 업데이트되지 않았기에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존재하지도 않는 기생충 위험 때문에 돼지고기를 바싹 익혀 먹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지식에 기반한 비유도 마찬가지다.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온도 변화를 느끼지 못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과 그로 인해 닥치는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빗대어 자주 인용되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건 19세기의 실험 결과일 뿐이고 현대엔 개구리가 열 임계치에 도달할수록 탈출 시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정리된 상황이다. 즉, 이제는 거짓이 되어버린 가짜 지식이자 잘못된 비유란 의미다.
물론 돼지고기를 익혀 먹는 지식이나 개구리가 물 온도에 반응하는 지식은 잘못 알아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만약 다른 분야라면 어떻게 될까? 과학, 역사, 경제, 사회 등 인간의 거의 모든 지식은 끊임없이 새로운 발견으로 업데이트되며 기존의 지식을 뒤바꾸고 있다. 게다가 이런 지식의 발견과 변화의 속도도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이 빠르기에 지식이 더 이상 지식이 아니게 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지나가버린 지식과 무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무지는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알지만 낡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사실상 모름에도 불구하고 안다고 생각한다. 낡은 지식이 무지보다 위험한 이유다.
아무리 젊은 시절에 많은 것을 배우고 똑똑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계속 새로운 것을 익히고 다시 배우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지식수준은 나이를 먹을수록 천천히 뒤로 후퇴하게 된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서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지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더 늘어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나이 듦이란 '무지로의 후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현명해지고 아는 것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 반대일 수 있는 것이다.
새해를 맞은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이 바로 다시 배우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무지로의 후퇴를 막기 위해선 끊임없이 배우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재확인해야 한다.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게 되면 잘못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 우리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 적어도 그런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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