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밍 웨이브 (feat. 딥마인드의 창조가가 말하는 AI와 인류의 미래)

더 커밍 웨이브 (feat. 딥마인드의 창조가가 말하는 AI와 인류의 미래)

 

더 커밍 웨이브 읽었다. 딥마인드 창업자인 무스타파술레이만 이 쓴 책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있고,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며,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업계 인싸(무려 딥마인드를 만든 사람이다!)의 시각이 담겨 있다. 저자에 의하면 기술은 갈수록 빠르게,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발전할 것이다. 인공지능, 합성생물학, 핵융합, 양자컴퓨팅, 로봇 기술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엄청난 물질적 풍요가 쏟아질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기술은 엄청나게 중앙집권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은 소수의 기업들에게만 집중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인류는 엄청나게 불평등해졌지만, 앞으로 쏠릴 부에 비하면 지금의 불평등은 우스운 수준이 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 자체가 그러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술은 엄청나게 민주적일 것이다. 누구나 인공지능과 합성생물학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은 큰 기업의 CEO나 돼야 특급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세계 최고의 전문가(=인공지능)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훨씬 더 위험한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10억 명 이상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는 바이러스를 간단한 DNA 합성 키트로 제작할 수 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강력해지고 저렴해질수록, 해당 기술이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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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이에 대해 꽤나 회의적인 것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술을 인류 친화적으로 신중하게 발전시키려면 억제력이 중요한데, 인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기술을 성공적으로 억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술은 늘 풍요와 부작용을 함께 가져왔는데, 이번에 우리를 찾아오는 새로운 기술의 부작용은 단 한 번만으로도 인류 문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저자는 그럼에는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모두 힘을 합쳐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하며 책을 마치긴 한다. 기업, 정부, 시민 사회, 엔지니어들이 모두 책임감과 이타심을 가진다면 좁더라도 길이 있을 거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내내 무섭고 걱정됐다. 내가 역사의 흐름에서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절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다.

 

동시에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 끝에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인류의 기술적 역량이 어디까지 대단해지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설렌다. 회사 입장에서도 한층 더 박진감 넘치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은 우리 모두보다 유능해질 텐데, 그때 나를 포함한 우리 팀은 어떤 역할로 회사에 기여해야 할까? 우리 회사의 주요 키워드인 ‘오프라인’과 ‘커뮤니티’는 새로운 시대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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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인터넷, 모바일이 그랬듯 인공지능도 모든 분야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변화는 늘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파도에 휩쓸려 익사할 것이냐, 파도를 타고 날아오를 것이냐. 죽을힘을 다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개인 입장에서도, 회사 입장에서도, 그리고 인류 구성원의 입장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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