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신체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발생하는 염증성 관절염의 일종이다. 과거에는 술이나 육류를 즐기던 특정 계층에서 많이 발병했지만,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해 현대에 와서는 흔한 질병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30만 8,728명이었던 환자 수는 2023년에 53만 5,100명으로 73%나 증가했다. 특히 알코올은 요산 생성을 높이고 배설을 감소시켜 통풍을 악화시키는데, 맥주 소비량이 늘어나는 여름과 연말 모임이 잦아지는 겨울에 통풍 환자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증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통풍. 방치하게 되면 신장 및 관절 손상을 비롯해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1. 요산 결정체 쌓여 통풍 유발... 환자의 90%는 남성
통풍의 원인은 고요산혈증이다. 요산은 보통 혈액 내에 녹아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통풍 환자의 경우 혈액 내 요산이 지나치게 많아 결정체로 변하게 되고, 이 요산 결정체가 연골, 힘줄, 주위 조직 등 관절 내에 침착해 염증을 유발하며 통증·관절염 등을 일으킨다.
통풍 환자는 90% 이상이 남성으로 보통 40~50세에 발생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알코올과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고, 나이가 들면서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폐경이 되기 전까지는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는데, 여성 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통풍은 추운 날씨에 발생하기 쉬운데, 체온이 낮아지면서 혈액 속 요산이 관절에 쉽게 침착되어 요산 결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발 끝처럼 체온이 낮은 부위에서 통풍 발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 주로 엄지발가락에 발생... 손 대기 힘들 정도의 통증 나타나
요산 결정체의 덩어리인 통풍성 결절은 관절 주위나 피하 조직에 나타난다.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엄지발가락에 염증이 잘 발생하며, 발목, 무릎 등 한 군데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오르고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보인다. 발열과 오한이 동반되기도 한다.
처음 발병 후 수 일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의 정도는 얇은 이불을 스치기만 해도 아플 정도로, 양말을 신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3. 만성화되면 합병증 동반하기도..."퓨린 함량 높은 식품 주의해야"
통풍 치료는 통증과 염증을 감소시키고 요산 수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관절 손상, 신장 기능 저하와 같은 합병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통풍 치료는 급성기와 안정기로 구분되어 진행하는데,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콜히친과 비스테로이드소염제 등 염증을 줄이는 약제를 복용하고, 통증이 줄어 안정기에 접어들면 요산 수치를 억제하는 알로퓨리놀(자일로릭), 페푹소스타트(페브릭)이라는 약물로 치료를 시도한다.
류마티스내과 상담의사는 "통풍이 만성화되면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이상지질혈증, 신장병과 같은 여러 질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만은 혈중 요산 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을 줄이거나 끊고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도 되도록 피할 것을 권한다"라고 조언했다.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통풍을 유발하는 요산은 퓨린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이다. 류마티스내과 상담의사는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통풍 발병의 확률이 높아지므로 과식을 피해야 한다"라면서 "통풍을 잘 유발하는 음식으로는 맥주, 소주, 막걸리 등의 주류와 멸치, 고등어, 청어, 정어리, 갑각류 등의 해산물, 그리고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육류, 동물의 내장 등이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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