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상처가 나면 일시적으로 피가 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출혈이 멎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혈액 속 혈소판이 혈액을 응고시키고, 손상된 혈관을 막아 지혈을 돕기 때문이다. 이렇게 응고된 혈액 덩어리를 ‘혈전’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지혈 과정에서 생긴 혈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출혈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혈관 속에 혈전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혈전이 과다 형성되면 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심뇌혈관질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혈전의 위험성과 치료 방법에 대해 순환기내과 교수와 함께 살펴봤다.
1. 혈액 속 응고인자 균형 깨지며 혈전 생성… 위험요인은?
보통의 사람들은 몸속에서 혈전을 생성하는 응고인자와 조절인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혈전이 과도하게 생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혈액의 과다 응고 △혈관 손상 △혈류의 정체 등으로 인해 이러한 균형이 깨지는 경우, 혈관 속에 혈전이 쉽게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순환기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흡연을 하면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 혈전 형성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한 종류인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순환기내과 교수는 “피임약 속 에스트로겐이 혈액 내의 응고인자를 증가시키고, 억제인자를 감소시켜 혈전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특히 장시간 앉거나 누운 자세를 유지하거나 당뇨병, 고혈압 등이 있는 경우에도 혈전이 쉽게 형성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혈전이 형성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질환을 통틀어 ‘혈전증’이라고 한다. 이 혈전이 동맥에 발생한 경우라면 ‘동맥혈전증’, 정맥에 발생한 경우라면 ‘정맥혈전증’이라고 하는데, 각각의 원인이나 질환의 진행 속도 등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2. 혈관 손상이 부르는 동맥혈전증, 생명까지 위협해
동맥은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심장에서 전신으로 내보내는 혈관이다. 사실 동맥을 통해 빠져나온 혈액은 심장 박동에 따라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동맥은 혈전을 비롯한 이물질이 쌓이기 쉽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동맥혈전증은 혈액 자체의 문제보다는, 죽상동맥경화증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죽상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세포 등이 쌓인 덩어리, ‘죽종(플라크)’이 형성된다. 그런데 죽종을 덮고 있는 경화반이 안정되지 못하고 터질 경우, 그 주변으로 혈전이 생성되는 ‘급성 혈전’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동맥경화를 부르는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만성질환자라면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문제는 동맥혈전증으로 인한 질환은 대부분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생성된 혈전이 혈관을 틀어막으면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일촉즉발의 응급상황을 유발하는 것이다. 순환기내과 교수는 “동맥혈전증은 주로 급성 심근경색이나 급성 뇌경색 등 응급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라며 “증상이 나타난 즉시 병원으로 가 수술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3. 혈액 정체돼 발생하는 정맥혈전증, 초기 발견 어려워
정맥은 신체 곳곳에서 걸러진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이 다시 심장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한다. 심장 박동보다는 근육의 힘과 혈관 속 판막을 이용해 혈액을 이동시키는 데다, 중력의 역할도 받기 때문에 동맥보다는 혈액의 이동 속도가 느린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하지 정맥의 혈류 정체에 따른 혈전 생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순환기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정맥혈전증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심부정맥혈전증 △간문맥혈전증 △신정맥혈전증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 질환은 동맥혈전증으로 인한 질환과는 달리,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약한 탓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증도 이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응급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그만큼 발병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도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심부정맥혈전증의 경우, 다리 정맥에 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올라온 후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문제는 폐색전증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흉통 등을 유발하고, 실신이나 심정지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또한 간문맥혈전증이나 신정맥혈전증 역시 방치하다 보면 각 기관의 기능도 서서히 저하될 수밖에 없는 만큼,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것을 권한다.
4. 항혈전제 사용해 치료해야… 평생 복용이 원칙
이렇게 혈전증이 발견되었거나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들은 혈관이 다시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한다.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치료의 목적에 따라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혈전용해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1) 항응고제
혈액의 응고를 억제함으로써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약제로, 와파린이나 NOAC 제제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주로 심방세동이나 정맥성 혈전증이 있는 환자, 또는 심장판막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사용한다.
2) 항혈소판제
동맥경화반 파열 시 초기의 혈소판 활성화를 억제하는 약제로, 아스피린이나 P2Y12 수용체 억제제 등이 대표적이다. 급성 심근경색을 비롯한 관상동맥질환이나 뇌동맥질환을 앓은 환자, 또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3) 혈전용해제
혈전의 주요 구성 성분인 피브린을 분해해 혈전을 녹이는 방식의 약제로, 대부분 주사제의 형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급성 뇌경색, 급성 폐동맥색전증 등을 응급치료하는 상황에서 많이 사용한다.
항혈전제를 이용한 치료에 있어서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평생에 걸친 복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순환기내과 교수는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것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평생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질환 초기에는 혈전 위험이 높은 만큼 약을 강하게 쓰지만, 이후 위험도가 낮아지면 출혈 위험도를 감안해 약제를 감량하거나 약하게 변경할 수 있는 만큼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상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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