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에세이 '바로 그렇게 엄청난 양의 방사능 폐기물이 태평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후쿠시마 제1원 자력발전소를 건설, 운영해 온 도쿄전력 측이 8월 24일부터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예정인데, 지난 10여 년간 저장한 오염수 134만 톤을 앞으로 30년간 매일 수백 톤의 오염수를 내다 버릴 예정입니다. 문제는 방류를 할 때, 3120만 리터 핵오염수를 740배 바닷물로 희석하여 버린다는 것으로 국제사회를 설득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740배 바닷물로 희석해 버리나 그냥 버리나, 바다에 버리는 방사성물질 총량은 같습니다. 이런 말장난 같은 트릭을 한다는 것이 매우 야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주관하는 도쿄전력은 국영이 아닌 민간 기업입니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도쿄전력의 '전력' 때문에 불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도쿄전력은 원전 폭발 후 원자로의 핵연료봉이 녹아내린 노심용융(멜트다운)을 2달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애초 후쿠시마 원전 건설 비용을 아끼려고 쓰나미 위험이 있는데도 해수면 아래 위치에 세운 것도 문제입니다. 그간 도쿄전력이 제공하는 정보와 처리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있었고, 대중의 안전을 최우선시하지 않고 비용 절감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는 비판 또한 이어졌습니다.
방사능 오염수 처리 방법은 모두 5가지인데 ① 지층 주입, ② 지하 매설, ③ 수소 방출, ④ 수증기 방출, ⑤ 해양 방출입니다. 이는 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순서인데, 해양 방출은 그중 제일 비용이 적게 듭니다. 지층 주입 비용이 3,979억 엔인 반면 해양 방출은 그 100분 1도 안 되는 34억 엔입니다.
에세이는 방사성 물질 처리와 관련해서는 지역 주민, 시민. 사회단체, 관련 전문가, 필요한 경우 인접 국가까지 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벨기에, 핀란드, 스웨덴에서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지를 선정할 때 그런 프로세스를 거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그런 프로세스를 다 생략 및 우회하고 있은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일본 근해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며, 해류를 타고 방사성 물질이 어디까지 퍼질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중국과 태평양 도서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태평양에 방류하게 되면 더 이상 일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일본은 방류에 영향을 받을 국가와 투명하고 충실하게 논의하고 다들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것을 전혀 제시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에세이 필자는 일본이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현재 가동 중이고 향후 추가 건설할 원전은 140기 이상인데, 만약 중국과 인도의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일본과 똑같은 방식으로 뒷수습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을 합니다. 일본이 이런 식인데 일본보다 훨씬 덜 투명한 중국과 인도에서 만약 같은 사고가 일어나면 국제 사회가 제대로 감시하고 대책을 요구할 수 있을까? 그런 이유로 일본이 자기들 마음대로 오염수 방류하는 것을 그냥 묵인해서는 안 되는 것이며, 나쁜 선례가 한 번 만들어지면 이후 고치기가 매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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