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계절이다. 특히 심장이 빠르게 뛰는 사람은 면역력 관리에 더욱 힘쓰는 것이 좋겠다. 맥박이 빠르면 면역력이 낮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빈맥은 대사질환과 체내 염증 관련 지표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심박수 유지를 위한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 심박수 높을수록 면역력 떨어지고, 질환 위험 높아… 국내 연구 결과
지난 18일 라이프센터 차움의 연구팀은 성인남녀 7,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60 bpm 이하 △60~70 bpm △70~80 bpm △80 bpm 이상 등 안정 시 심박수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안정 시 심박수와 면역세포(NK 세포)의 활성도,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대사질환 및 염증 관련 지표(이완기 혈압, 인슐린저항성, 염증수치)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안정 시 심박수가 빠를수록 대사질환 및 염증 관련 지표가 높았고, 면역 세포의 활성도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즉, 안정된 상태에서의 맥박이 빠르게 뛸수록 체내의 염증 정도와 대사질환의 위험이 높고, 면역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오효주 교수는 “대규모 연구를 통해 안정 시 심박수가 면역 기능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의 교신저자인 이윤경 교수는 “고열이나 염증 반응이 없더라도 안정 시에 갑작스러운 심박수나 혈압의 상승이 있을 경우 면역력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라며 평소 휴식기 심박수를 관찰하면 면역력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 빠른 맥박 가진 사람, 심혈관질환·당뇨 위험도
안정 시 심박수가 높은 상태인 빈맥이 지속되면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휴식 상태에도 심장이 바쁘게 일해야 하고, 심장에 부담을 줘 결국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인다.
국내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의 원인 중 90%가량이 부정맥에서 발생하는 만큼, 안정 시 심박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빠른 맥박에 △두통 △어지럼증 △이명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심박수는 심혈관계 질환뿐 아니라 당뇨의 발병과도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안정 시 심박수와 당뇨의 연관성을 추적한 연구 결과, 성별과 관계없이 심박수가 80 bpm 이상인 사람은 60~70 bpm 사이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의 위험이 2.2배 증가했으며, 심박수를 5 bpm 이상 낮추면 당뇨 발병 위험이 최대 40%까지 감소했다.
3. 심박수 유지에 운동과 수분 섭취 중요… 빈맥 반복되면 병원 방문해야
그렇다면 안정적으로 심박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까. 먼저 운동이 도움이 된다. 특히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중간 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약 3~5회 정도 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요가, 명상, 스트레칭과 같은 이완 동작을 연습하면 스트레스 반응에 대처하는 능력도 단련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 탈수 상태가 유지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혈액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빠르게 뛴다. 음주와 커피 섭취를 자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알코올과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해 탈수를 유발할뿐더러, 숙면도 방해한다. 수면 중에도 심박수가 안정되지 않으면 취침 시간이 불규칙적으로 변하고, 또다시 심장이 빠르게 뛰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나 모바일 앱 등을 이용해 집에서도 손쉽게 맥박을 측정하고, 조절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적 차원에서 심박수 관리가 안 되거나, 지속적으로 정상 범주를 벗어난다면 즉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내과 상담의사는 “많이 피곤하거나, 잠이 부족하거나, 카페인이나 술을 많이 마신 상황에서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너무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라면서도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 또는 가슴 통증이나 어지럼증 등의 증세를 보인다면 가까운 심장내과를 찾아서 진료를 받아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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