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네맙, 20년 만에 탄생한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카네맙, 20년 만에 탄생한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카네맙’은 20년 만에 탄생한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이다. 상품명은 ‘레켐비’로, 아직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못해 치료비가 수천만 원에 달하고 여러 부작용도 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켐비는 기존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약으로서 많은 환자와 의료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레켐비 치료를 도입해 실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신경과 교수로부터 레켐비의 특장점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1. 기존 약은 ‘증상만 완화’ 레켐비는 ‘원인 제거’

그동안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사용했던 약은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다. 치매 ‘원인’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을 제거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춘다. 신경과 교수는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한다”며 “레켐비는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소개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원래 뇌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다. 정상인의 뇌는 이 단백질을 만들어내고 없애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지만 단백질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아밀로이드 베타가 과다 분비되고 뭉쳐서 큰 덩어리를 만든다. 신경 세포를 망가뜨리는 이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레켐비가 하는 일이다.

 

2. 효과 있는 대상은 초기 환자… 늦기 전에 알아 두어야

레켐비 처방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환자부터 초기 치매 단계에 있는 환자까지다. 이 환자 중에서도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적합성을 확인한 환자만 적용 가능하다. 대한치매학회가 권고하는 사전 검사는 △뇌척수액 검사 △뇌 영상 검사 △APOE 유전자 검사 △혈액검사 등이다.

 

검사를 통과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2주마다 정맥 주사로 레켐비를 투여받는다. 투여 기간은 환자 상황에 따라 다르다. 임상 연구도 18개월, 3년 등 다양한 시점을 기준으로 결과가 발표됐다.

 

레켐비는 건강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비싸다. 치료 비용이 환자 체중에 따라 달라지는데, 2,000~3,000만 원 정도다. 치매 완치가 아닌 진행 억제 즉,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에 따라 가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신경과 교수는 “레켐비 효과를 볼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분들 중 일부는 현재 일상에 큰 불편이 없는데 굳이 비싼 약을 지금 투여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인 경우도 있다”며 “반대로 중기 치매 환자분들은 증상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신약 소식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이시지만, 효과가 없다고 안내해 드리면 매우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의료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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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작용 있지만 한국인은 비교적 안심…정기 MRI는 필수

레켐비는 치료 시 부작용으로 뇌부종이나 뇌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신경과 교수는 “3상 임상 연구 결과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은 부작용이 덜했고, 보고된 뇌부종(ARIA-E)과 뇌출혈(ARIA-H)은 모두 무증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작용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뇌 MRI 검사를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레켐비 부작용 발생 위험 평가는 반드시 MRI 검사로 이뤄져야 하며 CT 검사로 대체할 수 없다. 대한치매학회는 MRI 검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사유(폐소공포증 등)가 있는 환자라면 레켐비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가이드라인에 명시했다.

 

신경과 교수는 “뇌출혈 및 뇌부종 같은 부작용은 초기 3개월 이내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며 “실제 투여해 보니 현재까지는 급속 주입 부작용이 임상시험에서 제시된 것보다 빈도가 낮고 중증도도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뇌 MRI를 촬영하면서 모니터링할 경우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3. 국내 의료 환경, 레켐비 치료에 유리한 환경 갖춰

일본은 국가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레켐비 치료를 진행하는 환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은 아직 건강보험 혜택이 없어 환자에게 금전적 부담이 비교적 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국가 대비 레켐비 치료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져 있는 편이다.

 

신경과 교수는 “레켐비 치료 가능 여부를 알기 위해 진행해야 하는 뇌 영상 검사 중 하나로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가 있다”며 “국내에는 PET 검사가 가능한 병원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전국에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평가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경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레켐비 주사 투약을 진행할 수 있는 지역 내 신경과 전문의가 소속된 종합병원이 많아 의료 접근성이 좋다”며 “치료 초기와 부작용 발생 단계에서 뇌 MRI 검사도 쉽게 할 수 있어 레켐비 부작용을 빠르게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다. 즉, 치료에 의한 부작용 걱정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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