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난방비 요금을 절감하려다 추위에 노출되면 심근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서울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윤형진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입원 및 사망 빅데이터(595만 8,617건)를 바탕으로 국내 난방 에너지 가격의 변화가 겨울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기간(2012년 1월∼2014년 12월)에는 한파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 입원 위험이 1.71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이를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가는 시기에 난방기 사용량을 줄인 소비 패턴의 결과로 봤다.
심뇌혈관질환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질병의 특성상 골든 타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응급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워지는 시기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뇌졸중 및 심근경색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1. 국내 심뇌혈관질환자 수 증가 추세... 고혈압·당뇨 등 유발 요인
심뇌혈관질환은 심장과 뇌에 발생한 질환을 말하는 것으로 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증 등 심장질환과 뇌졸중(뇌경색,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질환을 포함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뇌혈관질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심근경색증의 발생 건수는 3만 4,612건이었므로, 이는 10년 전에 발생한 22,398건보다 1.5배 증가한 수치였다. 뇌졸중 환자는 2021년 10만 8,950건으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9.5%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심뇌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 원인으로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비롯해, 서구화된 식습관 등 생활습관 악화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을 발생시키는 대표적 4가지 질환으로는 동맥경화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을 꼽는다. 이 외에 가족력이나 유전적 소인, 노령화, 성별 등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2. '심근경색증',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호흡곤란 나타나
심근경색증이 나타난 환자들은 주로 심한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짓누르는 느낌을 경험한다. 갑작스럽게 턱, 목, 어깨, 왼쪽 팔 등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생기고, 숨이 차거나 식은땀을 흘리기도 하며, 심장의 수축 기능이 약해져 혈압이 갑자기 떨어질 수도 있다.
또한 무력감, 구토, 어지럼증, 현기증, 메스꺼움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들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단, 개인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고 경우에 따라선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호흡기내과 상담의사는 "심근경색은 심장으로 가는 관상 동맥의 혈관이, 혈전으로 완전히 막혀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죽게 되는 질환이다"라면서 "증상이 나타났을 시 치료를 위해 심혈관 조영술을 시행해 막힌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하고, 혈액 응고 억제재의 약물 복용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3. 갑자기 말 어눌해지거나 두통 심하다면...'뇌졸중' 의심
뇌졸중이 발생하면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일 수 있다. 말이 어눌해지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 못 하거나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으며,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경외과 상담의사는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생기는 병으로 혈관이 막혀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졸중은 심장마비처럼 시간을 다투는 병으로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증상이 몇 분 내지 몇 시간 안에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나 재발할 위험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4. 심뇌혈관질환 예방하려면...체온 유지·실내 운동 등 도움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2월부터 2월 사이에 가장 많다. 특히 과거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거나 만성질환자, 고령자는 혈압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따뜻한 옷을 입어 적정 체온을 유지할 것, 외부 활동이 어렵다면 실내에서 꾸준히 움직이며 운동할 것, 균형 잡힌 식사와 따뜻한 음료를 섭취할 것을 권한다.
응급의학과 상담의사는 "심근경색의 경우 매일 30~40분씩 운동하고 금연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식습관으로는 저지방식이와 함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매우 좋다"라고 강조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어떤 생활습관이 필요할까. 신경과 상담의사는 "뇌졸중 예방으로는 일차적으로 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치료 가능한 위험 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만약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면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만약 골든타임이 지났더라도 뇌 손상이 완전히 진행되지 않았다면 선별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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