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뇌혈관질환의 씨앗 ‘고지혈증’ 제대로 알고 관리하자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 우리의 생활습관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매끼마다 식사를 차려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우리의 식탁은 점점 배달음식으로 채워지고 있을지 모른다. 게다가 외출이 줄면서 신체활동량 역시 전보다 훨씬 감소했다.
그 사이 겉으로 보이는 배뿐만 아니라 몸속을 순환하는 혈액에도 지방이 쌓이고 있을지 모른다. 혈액 속에 지방이 넘쳐나는 상태를 고지혈증이라 한다.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혈관 내벽에 지방이 달라붙으면서 동맥이 점차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동맥경화는 뇌졸중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결국 고지혈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 지질이란?
사람은 여러 가지 지질을 가지고 있다. 지질은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중요한 성분이다. 지질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몸속 세포의 피부라 할 수 있는 세포막을 이루며 여러 호르몬을 합성한다. 또 중성지방은 몸의 조직과 세포의 에너지로 쓰인다. 지질은 음식을 통해 들어오기도 하며 식사와 상관없이 간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후 단백질이 버무려진 입자 알갱이에 흡수돼 혈액에 녹아들어 가고 혈관을 따라 몸속을 돌아다닌다.
이것이 지질단백질(지단백) 덩어리다.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은 간에서부터 조직과 세포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을 열심히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고,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은 조직과 세포에서 쓰고 남은 지질을 청소차처럼 쓸어 담아서 간으로 운반한다. 한편 체내에서 합성되는 지방의 한 형태로 중성지방이 있다. 중성지방은 음식으로 섭취된 에너지로서 칼로리 섭취가 부족한 경우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분해해 사용된다.
3. 지질 성분은 왜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까?
이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LDL 콜레스테롤 입자가 너무 많아 조직과 세포로 배달되기 전에 혈관에 흘러넘치면 혈관에 지질히 쌓여 통로가 좁아진다. 다른 가능성은 남은 지질을 쓸어 담아야 할 HDL 콜레스테롤 입자들이 모자라면서 혈관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다.
중성지방도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인체에 해로운 것이 아니지만 양이 많아질 경우 문제가 된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든다. 이와 같이 지질은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혈관에 쌓이게 되고, 결국 혈관이 막히면서 혈액을 공급받아야 할 심장과 뇌 등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4. 고지혈증이란?
총콜레스테롤이 240mg/㎗을 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90mg/㎗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mg/㎗ 이상이면 고지혈증에 해당된다. 혈관 청소차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40mg/dL 미만으로 낮아도 혈관에 지질히 쌓이기 쉽다. 당뇨병이나 심혈관병, 콩팥병 등을 갖고 있다면, LDL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는 낮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게 유지할수록 좋다. 고지혈증 기준을 넘지는 않았으나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장기간 갖고 있거나 고혈압·당뇨·흡연·비만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심장병 또는 고지혈증이거나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이미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5. 치료의 시작은 본인이 고지혈증인지 아는 것
고지혈증 치료의 시작은 스스로가 고지혈증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심한 고지혈증이 아니면 고지혈증 자체의 증상이 없으므로 피검사를 받아야만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지를 알 수 있다. 혈액 검사는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다. 저녁 식사까지 하고 굶은 상태에서 다음날 아침 검사를 받으면 된다.
고지혈증 환자 대부분은 비약물 요법을 3~6개월 간 우선 시행한다. 이 기간 동안 혈중 지질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약물 요법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좋은 효과를 보이는 지질저하제가 많이 나와 대부분의 고지혈증 환자가 혈중 지질 수치를 정상화할 수 있게 됐다. 약물 요법이 필요한 환자라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6. 지방 섭취는 하루 총열량의 30% 미만··· 잡곡·생선·채소 충분히 섭취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생활습관은 과식과 과음, 고지방식, 흡연, 운동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코로나 시대에 체중이 늘지 않도록 노력하자. 허리둘레가 남성 35인치, 여성 31인치가 넘었다면 고지혈증을 넘어 일생동안 당뇨병이나 심장병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체중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으로 하루 총열량의 3분의 1 이상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mg(계란 한 개 정도의 양)으로 제한한다. 포화지방은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 콜레스테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름이 많이 낀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 껍질, 육가공식품(소시지, 베이컨, 햄) 반찬들을 주의한다. 또 다른 주범인 트랜스지방은 프림, 라면, 과자류 등 인스턴트 가공식품에 많이 숨어 있다.
몸에 좋다는 식물성 기름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과식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조리할 때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굽거나 찌거나 삶는 게 좋다. 밥, 고구마, 떡,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은 혈당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몸에서 지방으로 바뀔 수도 있다. 설탕, 꿀, 물엿, 사탕, 케이크, 콜라, 사이다 등 단순당을 비롯해 과일의 과당도 혈액 내 혈당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주의한다. 알코올 섭취도 하루 1~2잔 이하로 조절하자.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이나 단당류 탄수화물 대신 통곡이나 잡곡류, 두류, 생선류, 채소류 등 비타민과 무기질(칼슘, 포타슘, 마그네슘),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로 바꾸어보는 것이다. 고지혈증뿐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뇌졸중을 피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7. 하루 30분 일주일에 3번 이상 유산소 운동하기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의 조깅(빠르고 큰 보폭의 걷기)을 해보자. 유산소 운동은 고지혈증의 예방관리뿐 아니라 체지방 감소와 심혈관 및 심폐 기능 향상, 고혈압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코로나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공원과 산책로를 찾아서 걸어도 좋다.
외출 대신 집에서 고정식 자전거나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해도 된다. 일단 규칙적으로 운동해 보자. 운동 강도는 숨이 어느 정도 차고 땀이 배어날 정도로 해야 효과적이다. 밀린 숙제처럼 서두르진 말자. 무리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 고지혈증은 저절로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행복한 마음과 함께 건강한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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